마취과가 상주하지 않아서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케이스인 여고생 뇌사 사고를 일으킨 G성형외과와 같이 규모의 경쟁 면에서 수위를 다투는 대형 성형외과들에서 사고가 잦다는 것입니다. 마취과 상주는 항상 빼먹지 않고 광고하는 레퍼토리인데, 간단한 눈, 코 수술을 수면으로 하다가 보호자 동의도 없이 전신마취로 전환하고 그러다가 결국 안타까운 사고를 일으켰는데요. 그렇다면 그토록 선전하는 상주 마취과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요?

또한 마취과가 상주한다고 마취과가 밤새 당직을 서는 것이 아닙니다. 출장 마취과 의사처럼 환자 안정되면 퇴근하는 것입니다.

출장이던 상주던 마취과 의사가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고 수술하는 의사가 얼마나 안전한 방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대학병원에서 위대장 내시경 할 때 마취과 의사가 수면마취 하지 않습니다. 수면마취 약물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각 약물에 따라서 호흡억제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고 진통효과가 다르지요. 이러한 약물의 조합을 적절히 하면 본원처럼 뼈를 깎는 수술도 얼마든지 안전하고 깨는 일 없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전을 아는 것은 성형외과 전문의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덕목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취과 상주라는 광고를 하는 걸가요? 그것은 바로 수술에 자신이 없으니까 무엇인가 다른 곳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다 보니 수술 이외의 것을 선전하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출장 마취과의사를 쓰면서 마취과 상주라고 광고하는 곳도 있습니다. 아무튼 마취과 의사가 수술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수면마취로 뼈수술까지 익숙하게 하게 된 데는 고려대학교 성형외과 수련 기간 중 천연두 자국(곰보)의 치료를 위한 깊은 박피 수술시에 익숙하게 된 수면마취 기법 때문입니다.

14년 동안 수면으로 인한 사고는 단 한건도 없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국소마취 위주라서 수면은 가장 약하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산소포화도등..안전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진행합니다.

눈이나 코수술 보다 빨리 끝나는 1시간 이내입니다. 뼈만 하는 경우는 30분, 근육까지 같이해도 1시간이내입니다. 깊은 마취가 필요할 리 없습니다.

이제부터 명심하십시오, “마취과 상주” 라는 단어를 강조할수록 ‘ 아 수술에는 자신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